- 길과 희망에 대한 단상
사진 & 글 / 향로 선 중 관
땅을 파 헤치고 죽은 자를 묻고 가족들은 얼마나 울었을까?
이별이란 슬프고 가슴 아픈 것,
더군다나 죽음과의 별리는 살아서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약이 없기에 더욱 슬프기 마련이다.
그러나 주검이 묻힌 그 자리에 철따라 꽃이 피고 온갖 생명들이 깃든다.
삶과 죽음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늘 가까이 있는 것이다.
삶도 죽음도 사실은 함께 공존하는
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어가는 긴 인생길 여정일 뿐.
누군가 숲을 뚫고 길을 내어 걸어가듯
사람은 죽음의 길이든 미지의 세계든 끊임 없이 가야하는 존재.
그저 우리에겐 모든 것이 다 희망이다.
사람들이 죽음을 무서워 하는 것은 그 길을 처음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.
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 길은 이미 열려진 길을 가는 것일 터.
우리의 선조들과 수없이 많은 인생들이 먼저 간 길을 가는 것 뿐이다.
중국의 작가 루쉰(魯迅)은 그의 글「고향」중에서 '희망'에 대하여 이렇게 말 하였다.
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.
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.
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.
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.
부단히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요 희망이다.
땅바닥에 발을 딛고 서서 걷는다는 것은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증거이며
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.
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병든자를 고치시고 일어나 걸으라고 하셨다.
무슨 일이든 일의 기초는 일어나 걷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.
그래서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이며 희망인 것이다.
더군다나 누군가 내어 놓은 길을 손쉽게 갈 수 있다면 그것은 큰 횡재일 것이다.
예수님께서는 "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" 이라고 말씀하셨다.
우리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내어 놓은 길을 아주 쉽게 가는 사람들이다.
늘 감사하면서 앞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.
누군가 내 놓은 산자락 작은 오솔길.
찔레꽃 하얗게 핀 무덤가를 무심히 지나치지 않고
깊은 사념에 젖어보았다.
삶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생의 여정과
산 자가 즐기는 여유로움을 함께 느끼며
저무는 5월의 봄향기를 가슴 가득 담으며….
2008년 5월 20일
향로 선 중 관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