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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/05/07 13:57


효자(孝子)로 소문난 청년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칼럼 / 향로 선 중 관


 어느 동네에 효자라고 소문이 난 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. 그 소문은 어느새 그의 직장까지 파다하게 퍼졌습니다. 그의 직장동료 중 한 사람이 하도 궁금하여 퇴근길에 그의 집을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.

"도대체 이 친구의 효행(孝行)이 어떻길래 이처럼 온 장안에 소문이 자자할까?"

호기심을 잔뜩 안고 그 청년과 함께 그의 집에 들어섰습니다. 그러나 청년의 집에 들어선 직장동료는 이내 벌어지는 광경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. 천하의 효자로 이름난 그 청년은 집에 당도하자마자 대문을 발로 차며, 어리광스럽기도 하고 개구지기도 한 말투로, "엄마! 나 왔어, 이거 내 친구야, 함께 왔어!" 하고는 마루 끝에 걸터앉았습니다.

더욱 놀라운 일이 이어졌습니다. 아들의 응석 어린 귀가 인사를 받은 80이 넘은 노모(老母)가 "그래 그래 너 왔냐!" 하고는 반가이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.
그 청년은 "엄마 내 구두 좀 벗겨 줘" 하며 발을 내미니 노모가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들의 구두와 양말을 벗기고는 "가만 있거라. 물을 가져오마" 하고는 대야에 따뜻한 물을 떠다가 아들의 발을 씻어주고 닦아주는 것이었습니다.
그 효자 청년은 꼭 세 살 된 어린아이 같이 행동을 했습니다. 그뿐인가 "엄마 나 피곤해 어깨 좀 주물러 줘" 라고 하니, 노모는 그래도 즐거워하면서 물을 버리고 와서 어깨를 주물러 주는 것이었습니다.

그 모습을 본 친구는 속으로 "원 세상에 저런 불효 막심한 놈을 효자라고 하다니, 소문이 다 헛것이군" 하면서 분개했습니다.
다음날 아침에도 노모는 유치원생을 돌보듯 아들에게 세숫물을 떠다 주고 양말과 구두를 신겨주었습니다.
보다못한 직장친구가 핀잔을 주었습니다.

"아니, 젊은 녀석이 노모를 하녀 부리듯 하다니,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자네같이 불효막심한 녀석을 효자라고 하는데 부끄럽지도 않나? 난 자네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이 부끄럽네!"

이 말을 듣고 있던 청년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을 했습니다.

"자네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네. 그러나 우리 어머님께는 그것이 유일의 낙이며 기쁨이라네. 나도 처음엔 좋은 물건을 사드리고 별 짓을 다 해 보았지만 진정 어머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리지 못했네. 우리 어머님이 가장 행복해 하시는 시간은 나의 응석을 받아주는 바로 그 시간임을 깨달았네. 그 후로 나는 철저하게 응석받이 어릴적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했네. 남이 뭐라고 하든 우리 어머님의 마음만 기쁘시게 된다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나?"

 그렇습니다. 이 세상 부모님의 마음은 다 같을 것입니다. 부모가 자식에게 무엇을 바라겠습니까? 변함없는 바람이 있다면, 언제까지나 부모의 곁에서 부모의 목소리를 청종해 줄줄 아는 자식으로 남아달라는 것입니다.
그런데 자식들은 그 소박하고도 애정 어린 부모님의 간청을 끝내 외면합니다. 머리가 자랐다고 늙은 부모를 어린애 취급하는 자식 앞에서 부모는 불행합니다.
부모가 늙을수록 덮석 내어놓는 선물보다는, 아직도 내 자식이 내 그늘아래, 내 품안에 있다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도록 해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도일 것입니다.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으며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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